- 보령서부수협, 어업권 49명 중 실제 어업인은 5명 뿐
- 보령시 해양수산과 어업권 갱신 관리감독 제대로 못해
- 보령화력 7.8호기
건설에 따른 어업보상금 고무줄 보상
2008년 보령화력발전소 7.8호기가 건설되면서 보상금 92억원 가운데 80여억원이 실제 어업활동을 하지 않은 이른바 가짜 어민들에게 지급되어 파문이 일고 있다.
어업권을 관리하고 있는 보령서부수협은 이들을 걸러내야 함에도 해당 수협의 임직원과 조합장까지 보상금을 나눠 가지며 물의를 일으키고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 보령화력발전소 모습 (맨 우측이 7.8호기)
보령화력 7, 8호기가 2008년 가동된 이후 인근 지역 김 양식장에는 발전소에서 유입되는 온수(가성소다외 화학약품 투입수)로 인해서 바다의 수온상승은 물론 주변의 생물들이 서식하지 못하는 백화현상까지 특히 김양식장이 노랗게 변하는 등 어업이 황폐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며 편법이 난무했다.
피해어민들의 보상을 위해 산정이 어려워 보상액이 정해지기까지 약 6년이 걸렸지만 근해에서 김 양식 어업권을 가진 보령서부수협에서는 어민 49명에게 모두 91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며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3억원을 받아갔다.
문제는 49명이 모두 김 양식업을 한 것은 아니었으며 김 양식이 마지막으로 이루어진 2014년에는 불과 5명만이 실제로 양식을 했던 것으로 밝혀져 더욱더 비난을 받고 있다.
김 양식어업을 하고 있는 어민 B모씨는 2007년 인근 해역에서 기름 유출사건이 있었을 때 보상받은 어민은 6~7명에 불과했는데 49명의 김양식어민들이 신청하여 보상금을 나누어 가진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실제로 김양식업을 계속해온 어민은 5명 밖에 없으며 49명 중에서 단 한번이라도 양식을 해본 어민이 약 10명 남짓 하다며 어업권을 관리하고 있는 보령서부수협과 행정적인 갱신 관리감독을 하고 있는 보령시청해양수산과를 싸잡아 맹비난했다.
이에 보상과정에서 전혀 어업활동을 해본적이 없다는 다방을 운영하는 A씨는 김 양식을 할 수 있는 지분인 '입어권'을 수협 조합원으로부터 8천만 원에 양도를 제의받고 양식업을 하지 않으면서 이 지분을 가지고 2억원대의 보상을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양식용 자재를 구입해둬야 보상이 이루어진다는 말을 듣고 5천만 원을 더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A씨는 어민이 아닌데도 보상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A씨 뿐만이 아니라 특히 2011년 이후 4년간은 다섯 명의 어민 이외에는 양식업을 하지 않았지만 서류상의 '입어권'분배는 실제 양식 여부와 상관없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실제로 어업을 하는 어민들에게 입어권이 배분되도록 지자체가 관리 감독했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어업권 갱신을 제대로 감독해야 할 보령시 해양수산과 담당직원은 '처벌권이 없다'며 '인력이 없어서 현장에 나가보지 못했다'고 변명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행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보령서부수협이 받은 보상금 일부는 실제 어업을 했던 어민이 아닌 '지분매입자'에게 돌아갔으며 보상금을 지불한 한국중부발전도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당시 피해를 산정한 2013년 용역 보고서 초안을 기준으로 할 경우 인근 해역의 모든 피해 어민에 대한 보상금은 1,700억 원 규모였지만 중부발전이 부당한 부분을 지적하자 결국 보상금이 480억 원으로 깎였다고 밝혔다.
따라서 보상금에 정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합의하기 나름이라는 설명이다. 중부발전은 한국전력의 자회사로 과다 책정된 보상금은 한전의 부실과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민의 혈세로 충당할 수 밖에 없다.
▲ 김 양식 어민이 원초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KBS 9시 뉴스 영상 캡쳐)
서부수협 측은 보상금 분배를 결정하면서 '총회'등 법적 절차도 거쳤다고 밝혔지만 이른바 '가짜 어민'이 조합원으로 있는 우리 조합만 이런 게 아니라며 지분 거래나 실제로 일하지 않는 어민은 다른 수협이나 어촌계에도 마찬가지라면서 이같은 지분 비율에 따른 보상이 관행이며 법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어민들은 피땀으로 양식장을 운영하며 여러 애로사항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김 양식은 부유식 어장을 관리하기 위한 자재가 비싼 데다 수확도 해마다 차이가 크며 흉작이 몇 년 반복되면 수 억 원대 빚을 짊어질 수 밖에 없다.
이로인해 어업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부여한 '어업권'이 실제로 바다 위에서 땀흘리는 어민들에게 돌아가야 하며 어업권 보상비는 평생 일터를 잃어버린 피해 어민들에게 배분해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편 대한민국은 세계 최대 김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며 특히 보령은 그 가운데 약 60~70%를 차지해 차가운 겨울 바다에서 자라는 김은 채취와 가공을 거쳐 79개 국가로 팔려나간다. 2014년 한 해에만 2억 7천만 달러어치가 수출됐고 국내 김 산업은 1조 5천억 원대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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