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수리와 나무꾼이 넘던 고개
수리재는 성주산 장군봉(676m)과 문봉산(632m) 사이에 있는 고개로 매우 가파르고 험한 길로 고개 정상 높이가 490m에 이른다. 청라면 라원리 다리티 마을에서 성주면 성주리 심연동으로 통하는 길이었다. 청라에서 고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의 실체를 분명하게 찾아보기는 어렵다. 사람 내왕이 없다 보니 길이 아주 완벽히 끊기고 만 것이다. 어렴풋이 고개였을 것이라 짐작되는 곳을 따라 한 번 올라가 보았지만, 경사가 급하고 나무 특히 가시나무 등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제 고갯길로 제구실하지 못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주산 장군봉이나 문봉산으로 오르는 산길에서 청라 쪽을 바라보면 멀리 오서산과 청라 마을 일대가 훤하다. 고개 이름에서 짐작하는 것처럼 높은 산 중에나 있는 독수리가 날고 넘나들었다는 고개로 예전에도 인적이 드물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무를 때던 시절에는 나무꾼들이 주로 이용하였다고 한다. 여기 나무꾼들은 성주산 깊은 곳을 찾아 도끼나 톱으로 장작 등 실한 나무 한 짐을 하여 지게에 지고 이 깊고 험한 고개를 오갔을 것이다. 그 사람 중 당시 어린 사람은 벌써 80줄에 들어서 있고, 한참 일꾼들은 벌써 세상을 등진 이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청라 사람들이 임수대 즉 외산에 가려면 빙 둘러 천천히 그리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는 느즌목을 많이 이용하였지만 급하게 지름길로 가려면 바로 이 수리재를 통하였다고 한다. 청라 사람들이 임수대 즉 외산 장을 가거나 외산과 이어지는 판교 혹은 홍산으로 가기 위한 또 하나 넘던 고개이기도 하다.
◯ 심연동과 심원동은 같은 곳을 지칭하는 말
청라면 라원리 다리티에서 외산에 가려면 일단 수리재를 넘어 성주면 성주리 심연동에 이르고 다시 상수리재를 넘어야만 한다. 상수리재 한고비 더 넘어야 부여군 외산면 수신리로 닿을 수 있는 것이다. 수리재를 넘어 임수대 즉 외산으로 나아가려면 심연동의 동북쪽으로 난 큰 골짜기를 지나야만 하는 것이다. 수리재를 넘어 위에 있는 또 하나의 고개를 위에 있는 수리재 즉 상수리재라 불렀을 것으로 짐작된다. 안에는 수리재골, 바른골, 심적골이 있다. 또 그 아래에는 물탕골이 있으며 여기는 가물어도 많은 물이 흘러 성주면 상수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 편백나무 숲이 있는 등산로
고개 꼭대기는 429.9m에 이르고 한때 서낭당이 있었던 자리로, 지금은 성태산 가는 길, 무량사 가는 길, 심연동 한 바퀴 도는 임도 등으로 가는 방향과 거리를 알 수 있는 안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표지판 뒤 작은 동산에는 큰 느티나무가 한 그루 서 있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주변에는 곳곳에 긴 나무 의자가 조성되어 있어 등산객 쉼터가 되고 있다. 지금은 등산로 혹은 임도로 활용되고 있지만, 옛날에는 성주리에 방앗간이 없어 심연동 사람들이 이 고개를 넘어 다니며 외산에서 방아를 찧었다고 한다.
심원동과 심연동은 같은 곳을 지칭하는 비슷하지만, 함께 쓰는 말이다, 심원이란 명칭은 여기에 무연탄이 한창 성하였을 때 심원 탄광이 있었기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청라면 라원리 다리티에서 수리재를 오르지는 못하지만, 성주면 심연동을 찾아 수리재를 확인하고 장군봉이나 문봉산에 오르면 성주 혹은 청라 일대를 바라보는 경치가 참으로 멋지다. 수리재에서 상수리재로 가려면 사방 100여 m에 이르는 편백나무 숲에도 들 수 있는데 절로 피톤치드의 산림욕은 덤으로 얻을 수 있기도 하다.